2025.02.03

번경의 마을을 여행하여

2024년 10월 26일, 오카와시에 있는 번경의 마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 번경의 마을 개요

번경의 마을이란 후쿠오카의 남서부에 위치하여, 지쿠호가와 강이 바닷가로 흘러 들어가는 곳에 있습니다. “목공 가구의 마을”로 유명한 오카와시의 남부에는 코보, 에노키즈 번경의 마을이 있습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은 에도시대 때부터 1980년대인 쇼와 시대까지의 상가, 신사와 절, 목공 공장 등이 약 170채가 있으며, 일본의 옛 정취가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이번에는 가이드가 안내해 주는 모니터 투어에 참가했습니다.

먼저 마을을 걸으면서, 번경의 마을 광장의 지도가 있는 곳에서 ‘번경의 마을’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약 400년 전 에도시대에는 마을 사이를 흐르는 수로를 경계로 서쪽의 코보는 야나가와번, 동쪽의 에노키즈는 구루메번으로, 각각 항구나 번소가 놓여있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번을 오가기 위해서는 오늘날의 국경을 넘나들 때와 같이 엄격한 검사가 있어 자유롭게 오갈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서로 이웃해 있는 이 마을에서는 지역이 다르면 방언이나 문화도 달랐다고 합니다. 가이드분의 설명을 듣고 각 번을 오가는 주조업이나 목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나 생활 물자를 판매하는 가게 등이 많아 활기가 넘치는 마을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나카무라 종이점입니다. 1,600년의 세키가하라 전투가 그려진 두루마리 앞에서, 가게 주인인 나카무라 씨가 저희를 위해 열심히 영어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나카무라 씨는 NPO 코보, 에노키즈 번경의 마을의 이사장으로, 이 마을에서 역사적 건축물을 유지, 보존, 활용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투어를 할 때 특별히 열어준 앤티크 도자기나 잡화를 늘어놓은 기노시타 가 창고나 코보하치만 신사 본당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청룡 장식이나 나무 공예 장식인 오카와구미코(나무장식)를 덧붙인 문 등이 있습니다. 또한 평상시에는 공개하지 않는 호센지 절 등을 산책했습니다.

과거에 마을의 정사를 맡아보던 쇼야(촌장)였던 “구 요시하라 가 주택”은, 하나의 굵은 기둥을 천장에 배치하는 등 여러 군데에서 얼마나 번영을 궁구하였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1500엔으로 오카와구미코(나무 공예) 코스터 만들기를 하고, 내가 직접 만드는 말차 체험(화과자 포함 비용 500엔)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말차 만드는 방법도 전수 받았습니다. 일본 여행을 많이 해봤지만, 말차 만드는 체험을 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평소 차를 좋아하여 직접 말차를 만들어보고 차 예절을 배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번경의 마을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여러가지 체험 종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옻칠 체험을 했습니다. 옻은 현대적인 이미지와는 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모양의 장식이나 칠기를 보며 오늘날 사용하기에도 예쁜 디자인의 작품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가 있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옻칠을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워 처음에는 생소하게 다가왔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옻칠 체험을 해보며 과거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문양을 넣을 수 있다고 하여, 저는 딸이 호랑이 띠라 호랑이를 한번 넣어봤습니다. 만드는데 어렵기도 하였지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릇이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 뿌듯했습니다.

옻칠 체험 외에는 창호 장인이 가르쳐 주는 나무 상자 만들기 체험, 오카와구미코 램프 쉐이드를 만드는 체험 등이 있었습니다. 다른 체험에 참가한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다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음번에도 오카와 여행을 오면 반드시 다른 체험들도 해보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이후에는 쇼분스에서 특별히 저녁을 대접받았습니다. 쇼분스라는 식초를 사용한 오마카세 코스요리로 부드러운 맛이 특징적이었습니다.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직접 식초를 만드는 곳도 구경이 가능해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오카와시에서만 접할 수 있는 구미코에 담긴 조식을 먹었습니다. 번경의 마을의 오래된 민가를 숙박업소로 활용할 예정으로, 지역의 소재를 사용하여 일식당 “쓰지스마”의 셰프가 기획, 감수한 조식을 제공해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후에는, 400년동안 이어진 “쇼분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식초 창고 견학, 저택 견학, 과일 식초 만들기 등 전 날 저녁을 먹었던 쇼분스의 1층에서 다양한 과일 식초를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식초라는 얘기를 듣고 특유의 강한 향을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전혀 식초 향이 나지 않고 음료수 같은 느낌으로 식초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1박 2일간 번경의 마을을 여행하며 일본의 전통적인 부분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흔하게 할 수 없는 체험들도 할 수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